
픽사의 간판 시리즈가 7년 만에 돌아왔다. 토이 스토리 5(Toy Story 5)는 톰 행크스, 팀 앨런, 조앤 쿠삭이 다시 한번 마이크 앞에 선 애니메이션 모험 코미디로, ‘장난감 vs 전자기기’라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놀이의 의미를 되묻는다. 1995년 애니메이션 혁명을 일으킨 첫 번째 토이 스토리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관객과 함께 성장해온 이 시리즈가, 과연 새로운 세대에게도 유효한 감동을 전할 수 있을까.
토이 스토리 5 기본 정보
| 원제 | Toy Story 5 |
| 감독 | 앤드류 스탠튼 |
| 각본 | 앤드류 스탠튼, 멕케나 진 해리스 |
| 출연(성우) | 톰 행크스, 팀 앨런, 조앤 쿠삭, 그레타 리, 코난 오브라이언, 토니 헤일 |
| 음악 | 랜디 뉴먼 |
| 장르 | 애니메이션 / 가족 / 코미디 / 모험 |
| 러닝타임 | 102분 |
| 개봉일 | 2026년 6월 17일 (한국) / 6월 19일 (미국) |
줄거리 — 장난감 vs 전자기기, 새로운 위기

보니의 일상에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Lilypad)가 등장하면서, 장난감들의 세계는 근본적인 위기에 직면한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태블릿에 빠져든 보니는 점점 장난감들을 멀리하게 되고, 제시를 비롯한 장난감들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잃어간다.
위기에 몰린 제시는 4편 결말에서 자신만의 길을 떠났던 우디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다시 뭉친 우디, 버즈, 제시는 보니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대모험에 나서지만, 릴리패드와 그 동료 전자기기들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태블릿 안에는 스마티 팬츠(코난 오브라이언), 아틀라스(크레이그 로빈슨) 같은 디지털 캐릭터들이 살고 있고, 이들은 장난감이 절대 줄 수 없는 무한한 콘텐츠와 연결성을 무기로 보니를 사로잡는다.
결국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스크린 너머의 세계가 아무리 화려해도, 손으로 만지고 상상력을 불태우는 놀이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 그것을 장난감들이 어떻게 증명해내느냐가 이야기의 핵심이다.
연출 — 앤드류 스탠튼의 귀환
이번 편의 감독은 월-E와 니모를 찾아서로 유명한 앤드류 스탠튼이다. 그는 원래 토이 스토리 1편의 공동 각본가이기도 해서, 이 시리즈의 뿌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존 라세터 없이 제작된 첫 번째 토이 스토리 본편이라는 점에서 일부 팬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스탠튼은 자신만의 서정적 연출로 시리즈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제시를 이야기의 중심에 세운 결정이다. 스탠튼은 인터뷰에서 “제시에게는 아직 다뤄지지 않은 감정의 깊은 우물이 있다. 우디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끌어냈기에 잠시 쉴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판단은 영화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버려진 경험이 있는 제시가 ‘디지털 시대에 잊혀가는 장난감’이라는 주제와 맞물리면서, 그녀의 불안감은 단순한 캐릭터 설정을 넘어 시대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다만, 전반부의 페이스가 다소 느린 편이다. 장난감들이 위기를 인식하고 우디를 불러오기까지의 과정이 지나치게 정성스러운 나머지, 중반 이후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체감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102분이라는 러닝타임은 적절하지만, 초반 20분가량은 더 압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출연진 — 목소리로 돌아온 전설들



톰 행크스 — 우디
30년간 우디에 생명을 불어넣어온 톰 행크스가 다시 돌아왔다. 4편에서 보와 함께 떠난 우디가 제시의 부름에 응하는 장면부터, 행크스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약간 갈라진 목소리가 관객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번 편에서 우디는 주인공 자리를 양보하면서도, 결정적 순간마다 리더십을 발휘하는 ‘원로 멘토’ 포지션을 맡는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이 확실한, 베테란의 연기다.
조앤 쿠삭 — 제시
이번 편의 진정한 주인공. 쿠삭은 제시의 불안, 분노, 결단력을 목소리 하나로 완벽하게 전달한다. 특히 릴리패드에게 보니를 완전히 빼앗길 위기에 처한 장면에서 보여주는 떨리는 목소리 연기는 성인 관객도 울컥하게 만든다. 2편에서 보여줬던 ‘버려진 장난감의 트라우마’가 5편에서 완전히 다른 맥락으로 되살아나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레타 리 — 릴리패드

Past Lives로 주목받은 그레타 리가 이번 편의 핵심 신캐릭터 릴리패드의 목소리를 맡았다. 개구리 모양의 스마트 태블릿인 릴리패드는 전형적인 악역이 아니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뿐이고, 그것이 장난감들에게 위협이 되는 구조가 오히려 씁쓸한 현실감을 준다. 그레타 리의 차분하고 다정한 목소리가 이 캐릭터에 묘한 매력을 더한다.


코난 오브라이언이 연기한 스마티 팬츠는 릴리패드 안에 사는 AI 비서 캐릭터로, 이 영화의 웃음 담당이다. 코난 특유의 자학 개그와 엉뚱한 타이밍이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들어, 아이와 어른 모두를 웃긴다. 토니 헤일의 포키 역시 4편에 이어 건재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난 쓰레기야!”를 연발하던 포키가 이번에는 디지털 세계를 마주하며 정체성 혼란을 겪는 모습이 유쾌하다.
음악 — 랜디 뉴먼, 30년 우정의 선율
시리즈 전편의 음악을 담당해온 랜디 뉴먼이 5편에서도 건재하다. “You’ve Got a Friend in Me”의 변주가 영화 곳곳에 깔리면서 시리즈 팬들에게는 그 자체로 감동이다. 다만, 새로운 곡들이 전편만큼의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한편, 테일러 스위프트가 테마곡 “I Knew It, I Knew You”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스위프트는 LA 프리미어에 어린 시절 보던 1편 VHS 테이프를 들고 와서 원조 성우들에게 사인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해졌다. 곡 자체는 영화의 감성과 잘 어울리는 어쿠스틱 팝 넘버로, 엔딩 크레딧에서 여운을 남긴다.
비하인드 & 트리비아 —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토이 스토리 5
존 라세터 없는 첫 번째 토이 스토리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창시자 존 라세터가 2018년 픽사를 떠난 이후, 5편은 라세터의 관여 없이 만들어진 첫 번째 메인 시리즈 작품이다. 이 공백을 앤드류 스탠튼이 채웠다. 스탠튼은 1편의 공동 각본가이자 픽사 초창기 멤버로, 그 누구보다 시리즈의 DNA를 이해하는 감독이다.
제시 중심 서사의 이유
앤드류 스탠튼은 “우디의 감정적 우물은 이미 충분히 퍼 올렸다. 반면 제시에게는 아직 다뤄지지 않은 깊은 감정의 층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2편에서 에밀리에게 버림받은 트라우마를 가진 제시가, 디지털 시대에 또다시 ‘잊혀지는 공포’와 마주한다는 설정은 캐릭터의 역사를 깊이 있게 활용한 선택이다.
우디 디자인 논란
공개 초기 우디의 디자인이 기존 시리즈와 미묘하게 달라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다. 스탠튼과 제작진은 “4편 이후 시간이 흐른 우디의 변화를 반영한 의도적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영화를 보면 미세한 질감 변화가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VHS 에피소드
6월 9일 LA 월드 프리미어에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어린 시절 닳도록 봤다는 토이 스토리 1편 VHS를 들고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톰 행크스와 팀 앨런에게 직접 사인을 받는 모습이 SNS에서 대대적으로 화제가 됐고, “스위프트도 우리와 같은 토이 스토리 키즈였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흥행 전망
미국 박스오피스 전문가들은 토이 스토리 5의 오프닝 주말 수익을 1억 4500만~1억 6500만 달러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4편(1억 2090만 달러)을 넘는 프랜차이즈 역대 최고 오프닝이 될 전망이며, 2026년 최고 오프닝 기록(슈퍼 마리오 갤럭시 1억 3100만 달러)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이 영화를 좋아한다면 — 함께 볼 픽사 명작
- 토이 스토리 (1995) — 모든 것의 시작. 5편을 보기 전 1편을 다시 보면 감동이 배가 된다.
- 월-E (2008) — 5편 감독 앤드류 스탠튼의 걸작. 기술 문명 속 진짜 소통의 가치를 묻는다.
- 주토피아 2 (2025) —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편의 성공 사례. 시리즈의 확장이 궁금하다면.
총평: 10점 만점에 7점
토이 스토리 5는 ‘장난감 vs 전자기기’라는 동시대적 주제를 픽사다운 따뜻함으로 풀어낸 수작이다. 제시를 중심에 세운 판단은 옳았고, 그레타 리의 릴리패드는 시리즈 역대 가장 입체적인 ‘적대 캐릭터’로 기억될 만하다. 그러나 전반부의 느린 페이스, 기존 시리즈의 감동을 완전히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 그리고 새 캐릭터들의 깊이가 다소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가족과 함께 볼 올여름 최고의 선택지임은 분명하다.
| 스토리 | ★★★☆☆ |
| 연출 | ★★★★☆ |
| 연기 | ★★★★☆ |
| 음악 | ★★★☆☆ |
| 비주얼 | ★★★★★ |
| 총점 | 7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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