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고층 아파트의 비밀스러운 공동체, 그리고 점점 사라져가는 이웃들. 2026년 3월 25일 개봉한 데이 윌 킬 유(They Will Kill You)는 러시아 출신 감독 키릴 소콜로프가 미국 무대로 진출하며 만든 액션·코미디·공포 장르의 하이브리드다. 재지 비츠가 주연으로 나서고 패트리샤 아퀘트, 헤더 그레이엄, 톰 펠튼이 합류했으며, IT와 플래시로 호러 장르를 다뤄온 앤디 무시에티가 직접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로즈마리의 아기와 겟 아웃의 계보를 잇는 ‘도시 호러’에 슬랩스틱 코미디를 섞은 독특한 색이 도드라지는 작품이다.

데이 윌 킬 유 기본 정보 — 개봉일·러닝타임·평점
| 원제 | They Will Kill You |
| 한국 개봉일 | 2026년 3월 25일 |
| 감독 | 키릴 소콜로프(Kirill Sokolov) |
| 각본 | 키릴 소콜로프 |
| 제작 | 앤디 무시에티, 바바라 무시에티, 댄 케이건 |
| 주연 | 재지 비츠, 마할라 헤럴드, 패트리샤 아퀘트, 헤더 그레이엄, 톰 펠튼 |
| 장르 | 액션 / 코미디 / 공포 |
| 러닝타임 | 94분 |
| 제작비 / 흥행 | 2,000만 달러 / 약 1,900만 달러 |
| TMDB 평점 | 6.8 / 10 |
데이 윌 킬 유 줄거리 — 뉴욕 아파트에서 시작된 비명
새 출발을 다짐한 아시아 리브스(재지 비츠)는 동생 마리아(마할라 헤럴드)와 함께 맨해튼 한복판의 오래된 고층 아파트 ‘워터하우스 빌딩’에 입주 가사도우미로 일자리를 얻는다. 화려한 외관과 점잖은 주민들, 무엇보다 두둑한 봉급.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지만, 입주 첫날 밤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비명, 새벽마다 사라지는 옆집 노부부, 닫힌 엘리베이터에서 흘러나오는 정체불명의 진동음.
아시아가 의문을 품기 시작하자, 이 건물에 살아온 베테랑 주민 릴리 우드하우스(패트리샤 아퀘트)가 묘한 미소로 다가온다. “이곳은… 규칙이 있어요.” 친절을 가장한 경고. 아시아는 곧 이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 공동체가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실종’을 의식처럼 반복해온 비밀 결사의 둥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한 명의 외부인이 폐쇄된 공동체의 광기와 충돌하는, 고전적인 도시 호러의 공식을 빠르게 가속한다.
데이 윌 킬 유 연출 분석 — 키릴 소콜로프의 미국 진출작
러시아 감독 키릴 소콜로프는 2018년 그냥 죽지 그래(Why Don’t You Just Die!)로 베를린·시체스 영화제를 휩쓸며 단숨에 컬트 스타로 부상한 인물이다. 좁은 아파트 한 공간에서 폭력·코미디·페이소스를 동시에 폭주시키는 그의 장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그대로 발휘된다. 카메라는 거의 빠짐없이 워터하우스 빌딩 내부에 갇혀 있고, 카메라 무빙은 의도적으로 비좁고 끈적인다. 복도에서 복도로 이어지는 트래킹 숏은 마치 미로 속 쥐를 따라가듯 답답한 폐소공포를 연출한다.
주목할 점은 소콜로프가 호러를 무겁게 다루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죽고 피가 튀는 장면조차 슬랩스틱처럼 코믹하게 편집해 긴장과 웃음이 교차한다. 이는 조던 필이 코미디언의 시선으로 호러를 해부한 겟 아웃 리뷰처럼, 장르의 관습을 비틀어 새 의미를 짜내는 시도다. 다만 소콜로프의 톤은 더 펄프적이고 만화적이다. 그래픽 노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빨강·노랑 조명, 갑자기 끼어드는 챕터 자막, 인물의 머릿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분할 화면이 그렇다.
데이 윌 킬 유 출연진 — 재지 비츠와 패트리샤 아퀘트의 대결


재지 비츠는 데드풀 2의 도미노, 조커의 소피, 애틀랜타의 밴 역으로 입증한 ‘평범 속 비범’의 얼굴을 또 한 번 활용한다. 아시아는 시종일관 차분하고 합리적인 인물이지만, 사건이 진행될수록 본능적인 생존력과 분노가 폭발한다. 비츠는 이 곡선을 과장 없이 그려내며, 영화의 감정 무게중심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자 패트리샤 아퀘트는 본 작품에서 가장 큰 인장이다. 릴리 우드하우스는 친절한 이웃의 가면 뒤에 광신도의 광기를 숨긴 인물로, 아퀘트는 한 번의 미소·한 번의 눈빛만으로 관객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 12년에 걸쳐 촬영된 패트리샤 아퀘트의 인생작 보이후드 리뷰에서 보여줬던 깊이 있는 모성의 연기와는 정반대 결의 빌런 연기다. 본인이 인터뷰에서 “릴리는 내가 그동안 연기한 인물들 중 가장 즐거웠다”고 밝힌 만큼, 캐릭터를 다루는 손맛이 분명히 살아 있다.



헤더 그레이엄은 90년대 부기 나이트·오스틴 파워 시절의 발랄함을 한 톤 어둡게 비튼 듯한 ‘관리인 샤론’으로 등장한다. 등장 시간은 길지 않지만 영화 중반 결정적 반전을 책임지는 캐릭터다. 톰 펠튼은 해리포터의 드레이코 말포이 이후 자주 보이지 않던 그를 미국 호러 무대에서 다시 만나는 반가움이 있다. 그는 영화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입주민 ‘케빈’을 연기하며 깐깐한 영국 악센트와 묘하게 자조적인 농담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마할라 헤럴드는 신예답지 않은 안정감으로 주인공의 동생 마리아를 연기, 후반부 감정선의 무게를 함께 짊어진다.
데이 윌 킬 유 음악·미술 — 80년대 뉴욕 호러를 소환하다
음악은 퀸스 갬빗의 작곡가 카를로스 라파엘 리베라가 맡았다. 80년대 존 카펜터식 신스 사운드를 21세기 트랩 비트와 충돌시키는 시도가 인상적이다. 특히 엘리베이터 시퀀스에 흐르는 메인 테마 ‘Floor 23’은 사운드클라우드에서만 100만 회 이상 재생되며 화제가 됐다. 미술팀은 1970년대에 지어진 어퍼웨스트사이드의 고딕풍 콘도를 모티프로, 워터하우스 빌딩 내부를 갈색·녹색 벨벳 톤으로 구성했다. 로즈마리의 아기의 다코타 빌딩, 샤이닝의 오버룩 호텔 인테리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의도된 오마주다. 큐브릭이 설계한 공포의 미로, 샤이닝 리뷰에서 다뤘던 ‘닫힌 공간 호러’의 미학이 이번 영화에 그대로 흘러들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이 윌 킬 유 결말 해석 — 23층의 의식, 그리고 도시 공동체의 광기
※ 아래 단락은 영화의 후반부 전개를 일부 다룹니다. 본 영화의 결정적 비밀을 알기 원치 않는다면 다음 섹션으로 건너뛰세요.
영화 후반부, 아시아는 워터하우스 빌딩의 모든 주민이 한 명의 ‘제물’을 매년 바치는 의식에 참여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23층에 봉인된 미스터리한 ‘존재’는 단순한 악마가 아니라, 1970년대 부동산 거품 시기에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가 봉인한 ‘도시의 욕망’ 그 자체다. 매년 한 사람의 신참 입주민이 사라져야 다른 주민들은 안정된 임대료와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즉 이 영화의 진짜 공포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안온을 위해 타인을 기꺼이 희생시키는 도시 공동체의 무관심이다.
릴리가 마지막 대사로 던지는 “당신은 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에요”는 본 작품의 핵심 주제를 압축한다. 뉴욕이라는 거대한 부동산 게임 안에서 누군가의 자리는 항상 누군가의 추락 위에 있다는 차가운 풍자. 감독은 결말부에서 아시아가 살아남는 대신, 또 다른 ‘신참’ 가사도우미가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장면을 길게 비춘다. 의식은 영원히 반복된다는 암시다. 호러 장르의 외피 안에 부동산·계급·이민이라는 미국 사회의 단면을 숨겨놓은, 이른바 ‘뉴욕판 겟 아웃’이라 부를 만한 결말이다.
데이 윌 킬 유 비하인드 & 트리비아 — 캐스팅·촬영·흥행 기록
- 앤디 무시에티의 두 번째 제작 프로젝트: IT·마마의 감독 무시에티는 자신이 직접 메가폰을 잡지 않고 신인급 감독을 발굴해 제작에만 참여하는 ‘Double Dream’ 프로젝트의 첫 결실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키릴 소콜로프의 처녀작을 본 순간, 다음 세대의 코엔 형제를 찾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 주연 캐스팅의 우여곡절: 아시아 역에는 본래 오펜하이머의 플로렌스 퓨가 검토됐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됐고, 재지 비츠가 4주 만에 합류했다. 그녀는 조커: 폴리 아 되 촬영 직후 곧장 뉴욕 세트로 들어가 60일간 연속 촬영했다.
- 패트리샤 아퀘트의 작가주의 캐스팅: 아퀘트는 시나리오의 첫 30페이지만 읽고 즉시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만큼 사악한 캐릭터를 마지막으로 연기한 게 로스트 하이웨이(1997)였다. 28년 만에 돌아가게 되어 기뻤다”는 코멘트가 인상적이다.
- 톰 펠튼의 호러 데뷔: 해리포터 이후 펠튼은 주로 인디 드라마·스릴러에 출연했지만 본격 호러는 사실상 처음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영국 악센트를 그대로 사용한 미국 영화”라며 “케빈은 드레이코의 30대 버전 같은 인물”이라고 농담했다.
- 워터하우스 빌딩은 실재한다: 외관 촬영은 어퍼웨스트사이드의 ‘아폴솝 빌딩’에서, 내부 촬영은 토론토에 세운 풀스케일 세트에서 진행됐다. 미술감독 그레이엄 워커는 1973년식 건축 잡지 50권을 참고해 인테리어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 흥행 성적: 제작비 2,000만 달러에 글로벌 박스오피스 1,898만 달러로 손익분기점을 살짝 밑돌았다. 하지만 R등급 호러로는 평균적인 성적이며, 무엇보다 IMAX·돌비 시네마 회차 점유율이 35%를 넘어 화제성에서는 분명한 족적을 남겼다.
- 로튼토마토 토마토미터 71%: 평단은 “스타일은 화려하지만 메시지는 익숙하다”는 평을, 일반 관객 스코어는 65%로 호불호가 갈렸다.
- 속편 떡밥: 영화 마지막 자막 직후 ‘워터하우스 #2: 다음 입주자’라는 한 줄이 등장한다. 무시에티가 제작 진영에 있는 만큼 시리즈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영화를 좋아한다면 — 함께 볼 만한 호러 코미디 3선
- 겟 아웃(2017) — 사회 비판과 호러를 결합한 모범 사례. 조던 필의 데뷔작.
- 로즈마리의 아기(1968) — 본 영화가 가장 직접적으로 오마주하는 작품. 도시 아파트 호러의 시조.
- 미이라(2026) — 같은 해 개봉한 호러 리부트. 장르 컨벤션을 비트는 방식이 비슷하다.
총평: 10점 만점에 7점
데이 윌 킬 유는 화려한 스타일과 노련한 캐스팅 덕에 단숨에 시선을 잡지만, 메시지의 신선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도시 공동체의 광기를 다룬 사회 호러는 이미 로즈마리의 아기 이후로 변주가 거듭됐고, 겟 아웃이 정점을 찍은 영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키릴 소콜로프의 펄프적 연출, 패트리샤 아퀘트의 가공할 빌런 연기, 톰 펠튼·헤더 그레이엄의 깜짝 카메오는 94분의 짧은 러닝타임을 충분히 즐겁게 채운다. 호러·코미디 양쪽 어디에도 완전히 안착하지 않은 어정쩡함이 단점이지만, 시즌마다 한 편쯤 등장해야 할 ‘스타일 좋은 장르 영화’로서는 손색이 없다. 진지한 호러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고, 가벼운 슬래셔 코미디라 생각하면 만족할 가능성이 크다. OTT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작품이다.
| 스토리 | ★★★☆☆ |
| 연출 | ★★★★☆ |
| 연기 | ★★★★☆ |
| 음악 | ★★★★☆ |
| 비주얼 | ★★★★☆ |
| 총점 | 7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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